베토벤도 저작권료를 받았을까? 클래식과 법

히트곡 제조기라 불리는 스타 작곡가들의 수입은 항상 대중의 관심을 받습니다. 바로 음악 저작권법 덕분인데요. 유명 작곡가들은 해당 법으로 10억 이상의 수익뿐만 아니라 사후 70년까지 그 권리가 보호됩니다. 

 베토벤은 250여년 전 유럽을 흔들었던 작곡가입니다. 클래식을 음악에 관심없는 사람조차 베토벤의 이름은 당연히 알고 있죠. 당시 수많은 걸작을 남긴 베토벤도 오늘날의 스타 작곡가처럼 저작권료를 받았을까요? 오늘 브라비의 아티클에서는 베토벤의 음악과 그 수익을 알아봅니다.

돈과 음악을 모두 잡은 베토벤

 베토벤이 활동하던 시기인 1700년대 유럽의 대부분 음악가는 월급을 받으며 생활했습니다. 왕족과 귀족에게 소속되어 그들이 원하는 곡을 쉴 새 없이 만들고 연주해야 했죠. 음악가들의 노동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시기였습니다. 모차르트, 하이든 또한 자유 음악가가 아닌 소속 음악가였습니다. 지금 대중의 인식에 클래식 작곡가를 떠올렸을 때 부유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것도 이것 때문이죠.

베토벤이 빈 왕립극장 대표에게 보낸 편지를 한 번 볼까요?

저는 매년 대표님과 제가 정한 오페라를 적어도 한 곡은 작곡할 것입니다.
이에 매년 2,400플로린을 지불해주시고 세 번째 연주될 때는
모든 수익이 저에게 오도록 해주십시오. 저의 경제적 미래가 보장되어야 하고
이곳의 물가가 비싸다는 점도 고려해 주셔야 합니다. 

베토벤은 소속된 곳이 없는 자유 음악가였습니다. 그는 자기 작품에 대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지역의 물가를 고려한 임금은 현재 미국의 동부와 남부의 임금 차이를 연상케 합니다.

음악 저작권법의 시작, 베토벤의 작품번호

 클래식 음악에는 작품 번호 (Opus Number)가 있습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도 op. 125라는 작품번호가 있습니다. 그는 음악가 중 처음으로 작품에 작품 번호를 적은 작곡가입니다. 베토벤은 자신이 만든 곡이 시간이 흘러도 널리 감상할 수 있길 원했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작품번호를 사용하게 됩니다.

저작권은 인간의 창조적인 활동으로 생성한 저작물에 대한 창작자의 권리입니다. 베토벤은 작품 번호를 적으며 출판사에 자신이 작곡한 곡임을 분명히 밝히며 창작의 권리를 지속해서 주장했죠.

베토벤이 활동하던 시기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습니다. 1700년대 유럽에서 유명한 곡이 나오면 현재 불법 다운로드와 같은 해적판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왔습니다. 베토벤도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침해를 피해 갈 수 없었죠. 결국 그는 3년간 소송도 진행해야 했습니다.

연주마다 저작권이 있다? 클래식 음악의 저작인접권

 음악의 저작권은 19세부터 법적으로 보호받기 시작합니다. 이후부터 음악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작자의 사망 후 70년까지입니다. 베토벤이 사망 후 70년이 지났다면 베토벤이 작곡한 곡에 대한 저작권은 소멸한 것이죠.

그러나 베토벤의 곡을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저작권이 인정되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이는 저작인접권으로 실제 창작하지 않았더라도 저작물을 전달하는 사람이 갖는 권리입니다. 연주자, 음반 제작자 등이 포함되죠. 동일한 곡이더라도 각 연주자의 고유한 표현과 연주 스타일로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지기 떄문입니다. 같은 베토벤의 곡이라도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의 연주는 확연히 구분되는 것과 같습니다.

베토벤은 자신의 곡이 널리 사랑받기 원하는 마음에서 작품번호를 고안했습니다. 17세기 그의 작품번호는 음악 저작권의 시초가 되었고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은 법으로 엄격히 보호받기 시작했습니다. 자유롭게 작곡하며 걸작을 남긴 베토벤의 이야기였습니다.